어린왕자가 홀로 낮설은 별에 불시착해서 격게되는 외로움은 사뭇 컷던 모양이다. 사과나무 밑에 쉬고있는 여우에게 말을걸어 같이 놀자고하지만 여우는'서로 길들여 지지 않아서' 함께 놀 수 없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어린왕자는 길들여 진다는 말을 이해 못하고 되 묻자 "관계를 맺는거라고" 대답한다. "세상에 많은 사람 중에 너는 나한테 단 하나가 될거야. 나는 너한테 단 하나가 되고, 그리고 저길봐 밀밭이 보이지? 난 빵을 먹지 않아. 그러나 이제부터는 밀밭의 황금색 벌판을 보면서 널 생각 하게 될거야. 왜냐구 ? 네 머리칼이 황금빛이라서 누렇게 익은 밀밭을 볼 때마다 널 생각하겠지 " - 어린왕자 중에서
만남은 우연한 이유로 시작됩니다. 50년간 전혀 알지 못했던 사람과도 티끌처럼 가볍게 스쳐가는 인연으로 엮여 소중한 관계를 이어가게 되니 말입니다. 제가 잘아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도 우연한 기회에 짧은 만남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연락이 없다 산에서 찍은 가을의 꽃 "낙옆"을 sns를 통해 보냈고 이게 계기가 되어 소박한 생활을 함께 공유하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얼마전엔 무작정 여행을 떠났죠. 가을을 찾으러 .... 땅꾼처럼 온산을 헤집고 다니며 뒤 늦은 가을향기를 느끼려 무진 애를 썼습니다. 물론 늦은감은 있지만 나름의 성과가 없지만은 않았습니다.
사람의 냄새를 느꼈거든요. 올해 못본 단풍이야 내년에 보면되죠. 자연의 조화는 시간이 되돌려 놓을테니 말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만남은 때를 놓치면 되돌릴 수 없기에 때론 모험도 필요한법입니다.
설악에 자주 드나들면서도 한 낮에 오르지 못했던 오색 등로를 오릅니다. 무박 산행 때 지나쳤던 길이지만 손전등에 비춰진 눈앞의 길만 보고 걷다, 주위에 펼쳐진 경치를 함께 보며 걷자니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
웬지 길은 낮설지 않다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바쁘게 움직이는 다람쥐가 눈에 들어오고, 나뭇가지 사이에 먹이를 숨겨놓기 바쁜 텃새도 그저 귀엽기만 합니다. 우리도 겨울을 나려면 김장을 해야할텐데 몇년을 거르다보니 이젠 남의 일처럼 느껴지니 걱정됩니다.
요즘엔 중국에서 유학을 온 젊은이들이 심심찮게 눈에 뛰입니다. 산행중 우리가 쉼터에서 만났던 친구들도 아마 그중 하나일겁니다. 자기들끼리 말할 때 중국어를 쓰니 그렇겠다 싶어 "유학생이냐"고 묻고 우리가 먹던 과일을 건네주니 마냥 고만운듯 인사하는데 "안녕히 계세요"라고 합니다. 그들이 건네는 서툴은 인사가 웃음을 자아내게합니다. 그런데 그의 말에 마치 신의 계시라도 받은 냥, 우린 산행을 중도에서 접기로 했습니다. 무리하다보면 야간에 하산 중 사고가 날 위험도 있기 때문에, 산은 언제든 그곳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을터, 완등에 대한 미련은 남지만 일행들의 능력에 맞는 산행은 생명과 관계되는 일이라 소홀하게 다룰게 아닙니다.
오색은 말이담고있는 것처럼 다양한 볼거리와 맛을 담고 있습니다. 우선 오색약수, 산나물 비빔밥, 오색탄산온천, 주전골(미천골포함)외에도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을 최단거리에서 등정 할수있는 출발점이 이 곳에서 시작됩니다. 특히 오색온천은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장기간 투숙을하며 치료차 머물기도합니다.
대청봉을 오르다 중도에 하산하니 시간이 남습니다. 우리가 이번 여행에서 화두가 3吸입니다. 첫째가 맑은 공기,둘째가 술(酒), 셋째가 차(茶)였습니다. 전통차에 달통한분이 있어 생소한 차를 맛볼 수있던 경험은 좋은 추억이 될듯 합니다. 설악산은 동해와 접하니 싱싱한 회 한접시에 소주한잔은 기본 싱싱한 생선 중 처음 먹어본 쥐돔은 식감이 뛰어나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전나무 숲에서 나는 솔향은 오장육부를 깨끗하게 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늦게 출발도 했지만 길 잡이 "진이"양의 안내에 제대로 적응치 못해 늦게서야 월정사에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월정사 전나무 숲 길은 아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듯 합니다. 숲은 자연의 향기를 내뿜으면서 자신의 품속으로 다가서는 사람들을 끌어안 거든요. 가을비는 웬지 낭만적인 냄새를 뿜어내지 않습니까 ? 그것도 해진 뒤 시나브로 산사를 엄습하는 검은 그림자와 함께라면 더 더욱 감정이 고조되어 갈게 뻔합니다. 하루에 한끼를 저녁 늦게 먹자니 그 맛이 꿀맛입니다.
경남식당에서 밥을 먹고 귀경길에 오르자니 비가 내려 앞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비는 추억을 만들어가는데 꼭 필요한 조미료와 같은 존재입니다. 천둥과 벼락이 함께한다면 더욱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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