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이면 해외 여행을 떠난다. 작년에 마음을 먹고 실행한 일이기에 그닥 오래된 습관은 아니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생겼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이 나를 설레이게 한다. 올해는 터키 여행을 하기로 했다. 터키는 아시아와 유럽이 섞여있는 나라다. 그들의 조상은 훈족이다. 훈족은 몽골초원에서 유목생활을 하던 부족으로 말을 잘 다룬다. 중국인은 훈족을 흉노족이라부른다. 그렇게 부른데는 다 이유가 있다. 흉노족과 한족이 부딪치게 된 것은 기원전 4세기 경 전국시대 말엽이다. 말을 잘타다보니 싸움에서 한족이 이길 수 없었다.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풀도 자라지 않을 만큼 무자비한 약탈과 살육이 있을 뿐이었다. 싸움에서는 안되니 문자를 모르는 훈족을 문자로 보복한 것이다. 노예같은 오랑케, 진시왕은 만리장성을 쌓아 흉노족을 막으려 했다.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으면 만리장성을 쌓아 그들의 침략을 막으려 했을까?
흉노족이 몰골 땅에서 유럽쪽으로 선회한 것은 부족간 내분이 일어나면서다. 동서흉노와 남북흉노로 나뉘게 되었고 세력이 약화된 흉노족을 한나라에서 그냥 놔두질 않았다. 흉노족 정벌에 나선 것이다. 이때 동서흉노는 한족과 싸우면서 대부분 죽거나 중국인과 동화되었다. 이때 중국의 산뚱반도를 거처 흉노족 중 일부가 신라로 들어왔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문무왕의 비에 보면 관련 근거가 있고 신라의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김알지가 바로 흉노족의 귀족이란 설이다. 흉노족은 금을 좋아하는데 당시 무덤에서 출토된 것중 금으로 만들어진부장품이 북방 흉노족 무덤에서 출토된 것과 일치한다고 한다. 여하튼 역사적 기록은 인터넷에 검색하면 다 나온다. 남북흉노는 기원후 1세기 말엽 서쪽으로 잠행(潛行) 3세기 말에서 4세기초 서방의 훈족으로 등장한다. 로마제국을 뿌리채 뒤흔든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된 사건이다. 흉노족이 남하하면서 북쪽에 있던 고트족이 쫒겨서 남하를 했고 고트족에 밀린 게르만족이 도미노처럼 밀려 남하를 하게된다. 게르만족, 프랑크족, 반달족, 고트족 등이 남하해 로마제국에 자리를 잡게되는데 당시 로마는 라인강과 다뉴브강을 경계로 군대를 배치하고 있었으나 흉노족의 남하가 도화선이 되어 국경이 무너지고 로마의 국력은 극도로 쇠약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헝가리에는 역시 북방 유목민 마자르족이 차지했고 갈리아는 프랑크족(프랑스), 반달족이 차지했다.그리고 터키는 흉노족이 자리를 틀고 앉았다. 터키는 우랄알타이어족으로 퉁구스어를 사용하는 우리와 아주 많이 닮은 꼴의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6.25전쟁 때 1만5천명의 병력을 참전시킨 우방국이기도 하다. 터키는 아시아의 문화와 유럽문화가 잘어우러져있는 그러면서도 고대유적과 자연의 조화가 잘 어우러져 만든 관광명소로 꼽힌다. 거기에다 중국, 프랑스와 더불어 세계 3대 요리천국이라고 하니 얼마나 매혹적인 관광지 인가?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부한 터키로의 여행이다. 첫째날은 비행기 안에서 숙박한다. 인천공항에서 12시05분 출발 도하까지 약10시간 비행하고 다시 도하에서 이스탄블까지 4시간을 비행하여 하루를 맞게 된다.
첫째날 여행은 유럽대륙과 아시아를 가로지르는 보스포러스 해협 크루즈 여행과 터키 최대카펫과 귀금속이 유명한 그랜드 바자르 시장을 관광하게 된다. 둘째날은 샤프란 볼루는 계곡도시다.14세기에서 17세기경 번성했던 도시로 실크로드의 길목으로 말발굽과 가죽신을 팔아 부를 쌓았던 곳이다. 가옥구조가 독득해 199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샤프란 꽃이 많아 도시명이 아예 샤프란 볼루다. 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흐드르륵 언덕이 유명하고 1661년이래 유서깊은 시장 아라스타 바자르가 있다. 이곳에서는 간식으로 즐겨먹는 젤리같은 로콤이 유명하단다. 로콤 먹어봐야지. 그리고 샤프란 차와 시미트(길거리 빨간수레)와 터키 전통술 라키가 유명한데 술의 도수가 높아 물을 타먹는데 물을타면 우유처럼 변해 터키인들은 "사자의 젖"이라고 부른단다.(이스탄블 - 샤프란 볼루/ 4시간)
오후에는 앙카라로 이동하는데 앙카라는 터키의 수도다. 교육, 행정, 금융기관이 밀집되어 있고 한국 대사관도 여기에 있다. 이곳에는 한국공원과 터키 건국의 아버지 아타튀르크의 묘(무스타파 케말)가 있다. 소금호수가 있는데 터키 소금의 60%를 이곳에서 생산한다고 한다.(볼루 -앙카라 / 3시간)
카파도키아는 도시명이 아니다. 네브쉐히를 기점으로 카이세리, 괴레메, 월굽, 아바노스를 포함하는 넓은 지역을 통칭하는 것으로 화산폭발 이후 풍화작용을 통해 凝灰岩層 을 형성한 기이한 곳으로 초기 기독교 신앙의 뿌리를 내린 성지다. 성 바실리우스, 성 그레고리우스 등 기독교 역사의 위대한 성자가 이곳 출신이다. 우치사르는 네브쉐히르와 우르굽에 인접한 도시로 경치가 아름답다. 15 ~16세기 경 비잔틴 군대가 세운 우치사르 성이 있다. 버섯바위(파샤파)는 괴뢰메와 절베계곡 사이에 위치한다. 괴뢰메는 풍광이 아름답고 계곡에 위치한 동굴호텔이 유명하다.
카파도키아에서는 열기구를 탈수 있다. 약 170유로로 탑승후 40분이 소요된다. 춥지않게 옷을 입고 방한복을 챙기는 것이 관건이다. 출발전 준비한 컵라면을 먹는 것도 좋다고 한다. 따끈한 국물을 마셔줘야 추위를 이기지.(앙카라 - 카파도키아 / 4시간)
넷째날은 셀주크 시대의 수도, 종교도시 콘야를 향한다. 사도요한이 전도의 길을 떠났던 곳이다.캐러밴들이 낙타를 몰고가던 "실크로드"로 사탕무밭이 있다. 무슬림의 메블라나 교단 발생지다.
안탈리아는 이울리아 탑(38m), 하이드리아누스 문, 구시가지를 구경한다.(카파도키아 - 콘야/4시간, 콘야 - 안탈리아 / 5시간)
다섯째날에는 목화성이란 이름을 갖은 파묵칼레로 이동한다. (안탈리나 - 파묵칼레 / 4시간) 아름다운 석회봉은 석회질 온천수가 침전되어 대규모 석회언덕을 만듦으로 생겨났고 대략14,000년되었는데 물은 칼슘과 이산화 탄소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 히에라 폴리스는 로마시대 고위관료들의 휴양지로 유명하다. 대형 원형극장이 남아있고 예수제자 빌립이 순교한 곳이다.
에페소(파묵칼레 - 에페소 /2.3시간)는 로마시대 유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셀수스 도서관, 하드리아누스 신전, 로마형 원형 대극장이 있다. 에페소는 이오니아 문명의 중심지로 최초로 과학과 철학이 태동한 고대도시다.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고한 탈레스, 만물의 근원은 공기다라고한 아낙시메스가 이곳 출신이다. 세계 최초로 세계지도를 그린 헤카 테우스, 기하학자로 성 소피아 성당을 건축한 이시 도루스도 에페소의 밀레투스 출신이다. 역사의 아버지 헤로도 투스는 밀레투스에 이렇게 많은 학자가 배출되어 그리스 문명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해 밀레투스를 이오니아 문명의 중심지라 불렀다. BC 4세기경 페르시아의 침략을 당해 속주가 된적이 있다. 밀레투스 의 시민들은 인근 그리스 도시들과 연합 페르시아와 대적하다 도시가 파괴되고 주민들이 대량 학살되었는데 당시 밀레투스 여인들은 페르시아인과 결혼해야할 입장 이었다고 한다. 남편을 죽인 정복자들과 살면서 보복 차원에서 말을 건네지 않기로 맹세하고 지켰던 전통이 몸에 베인탓에 오늘날도 밀레투스 여인들은 무뚝뚝한 편이란다.
에페소는 431년, 449년 두차례에 걸쳐 종교회의가 열렸던 곳이다. 예수그리스도와 성모마리아의 신성(神性)을 놓고 격논을 벌인 곳이다. 에페소는 성처녀 아르테미스 여신을 숭배가 강한 곳으로 당시 여자를 성녀로 모시는데 거부감을 표하는 유대교적 분위기를 제압할 목적이 있었던듯 하다. 이즈밀에서 이스탄블까지는 국내선 비행기로 이동한다. 터키가 크긴 크다. 모퉁이에서 몇일을 보내면서도 기본 7시간은 버스로 이동해야하고 또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니 말이다.
칠일째날은 이스탄블이다. 톱카프 궁전, 기독교 정교와 이슬람교가 공존하는 성 소피아 사원이다. 이스탄블의 야경은 동유럽 여행 중 헝거리나 체코의 프라하처럼 아름다울 것 같아 기대된다. 국민맥주 에페스(고대도시 에페소스의 터키발음)를 마시며 해안가 카페에서 밤을 보내는 것도 낭만일 것 같다. 에페스는 터키인 90%가 즐겨찾는 음료다. 터키도 독일처럼 지하수가 석회질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물의 대용으로 맥주를 마시는게 아닐까 싶다.
터키여행을 위해 목욕재계(沐浴齋戒) 해야겠다. 마지막 으로 짐정리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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