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고귀한 자태만큼이나 쉽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도도함을 지녔다. 작은 파도가 치거나 너울이 일면 배가 가까이 접근할 수 없다. 그저 먼 발치에서 짝사랑 하듯 바라보다 발길을 돌려야 한다. 우리가 탄 배의 선장은 독도가 눈앞에 보일 때까지도 접안(接岸)하는 것을 장담하지 못한 채 현지 사정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내가 가슴이 콩닥 거리는 이유도 독도를 만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일본이 독도를 자국영토라 주장하는 문제가 민간차원에서 이뤄지다 아베정권이 들어서면서 국가에서 공시하고 이문제를 다루는 점, 특히 해외 공관과 기업에서 다각도로 치밀하게 왜곡된 사실을 알리고 있다는 사실에 혹여 독도가 강대국의 이해관계로 인해 우리의 생각과 다른 쪽으로 흘러갈지 모른다는 생각에 착작함을 감출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국과는 조어도 분쟁, 러시아와는 북방 4개도서 분쟁을 벌이는 일본의 속내가 궁금하다. 분쟁을 통해 구실을 만들어 놓고 훗날, 국력이 주변국을 능가할 때 침략전쟁을 할 속셈은 아닌가? 일본은 제국주의 시절 단맛을 본 경험이 있다. 20세기 초, 조선 왕조는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가 지배권 싸움을 벌이면서 이 땅에 열강을 끌어들인 것은 우리의 잘못이 크다. 하지만 팽팽하게 맞서던 열강의 기싸움은 일본이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켜 전승국이 되면서 조선의 지배권을 독점하게 되었고 조선 왕조는 주권을 상실하면서 온 땅이 일제의 수탈 장이 되었다. 시모노 세키 조약(1895), 포츠머스 조약(1905) 등이 조선을 두고 벌인 싸움의 결과물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미국은 일본의 입장을 견지(堅持)하는 기조를 보였었다. 독도는 러.일전쟁중에 일본이 전쟁기지로 삼으면서 강제 점령 했었다. 이렇듯 일본은 독도를 생각할 때마다 과거 동북아시의 패권을 장악했던 때를 회상할 것이다. 청.일전쟁, 러.일전쟁 그리고 한일합방까지 조선말엽인 20세기 초에 일어났던 사건이다.
최근 2차 대전 패전국 일본이 미국의 묵인하에 분쟁국가에 군 개입을 할 수 있도록 헌법을 바꿔가면서 군사력 증강에 열을 올리는 한편, 주변국들과 영토권 분쟁을 벌이는 것은 침략의 빌미를 만들려는 저의가 밑바닥에 깊히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미국은 동북아에서 중.러의 팽창과 패권 억제를 일본이 맏아주길 기대하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 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게 생겼다. 10.26 사태 이후 핵 개발 중단이란 보따리를 들고 미국에 다녀온 뒤 대통령 짓 해먹은 XX가 미운 것도 그 때문이다. 우리는 또 다시 열강의 틈에 끼어 주권을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울릉도에서 쾌속선이 독도를 향해 미끄러지듯 달려갈 때 배안은 정적마져 감돌았다. 배가 독도를 항해한지 세 시간이 지날무렵 아름다운 독도의 모습을 담은 영상과 함께 "독도 예찬"노래가 흘러 나왔다. 마치 독도 찬송가 소리처럼 그 어떤 간절함과 또 숙연함이 가슴속에서 뜨겁게 달구었고, 용암처럼 끓어 올랐다. 이무렵 매점을 지키던 아저씨가 객실로 뛰쳐나와 여행객들을 향해 "우리 땅의 소중함을 그리고 독도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는 뜨거운 마음을 토로했다. 아 ! 대한민국 땅 독도, 분명 우리의 영토면서도 누군가에게 빼앗길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더욱 애틋한 땅이다.
눈앞에 검은 물체가 우뚝 솟아 있다. 독도다. 독도에 다다르자 드디어 선장이 접안을 시도하겠다고 한다. 배가 속도를 낮추고 서서히 독도에 가까이 다가가자 태극기가 부두를 에워싼 채 펄럭인다. 그리고 독도를 지키는 해안 경찰이 일렬로 도열해 거수 경례를 했다. 순간 가슴이 울컥한게 눈물이 쏟아져 내린다. 사람들은 승무원의 제재(制裁)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출구로 몰려든다. 독도에 한 발을 먼저 내딪으려는 그들의 몸짓은 독도교를 믿는 광신자 같았다. 우리는 유일한 분단국가로 한반도의 허리가 잘린 아품을 감래하고 있다. 그리고 또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힘겹게 우리주권을 지켜야할 현실의 무거움도 있다. 거기에 독도라는 시린 발끝이 있다.
독도가 웅장함을 드러내는 순간, 새삼 독도 모습에 감탄하며 꼭 품안에서 잃지 말아야할 귀한 자식이란 걸 깨닫았다. 독도에 발을 내딛는 사람마다 태극기 물결에 가슴이 뜨거워졌고 독도를 지키는 젊은이들을 끌어 안으며 노고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독도여! 이 땅의 꽃이여!
우리 땅 어느 곳 하나 귀하고 소중하지 않은 곳이 있으랴, 그래도 제일 먼저 눈길 닫는 곳 독도여! 네가 우리 곁에 있어 행복하다. 우리의 자존심 독도야! 지금처럼 도도한 네 모습이 그대로 영원히 우리곁에 있어줘. 사랑한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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