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

위험스런 강건너 불구경

해암 송구호 2012. 11. 12. 17:32

 

해운대 (창조주 앞에서 너무 미약한 존재)

 

부산해운대는 여름이면 100만이 넘는 인파가 모여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피서지다. 2009년 7월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돌파했던 영화 “해운대”는 부산 앞바다에 쓰나미가 밀어닥치는 가상을 전제로한 한 휴먼 재난 영화다. 만식과 연희는 애증이 쌓여 있다. 만식의 삼촌은 선주로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근해에서 발생된 쓰나미 때 기상 악화에도 불구하고 강제 출어를 지시해 연희 아버지가 목숨을 잃게 된다. 그러나 둘은 서로 사랑하고 4년 뒤 해운대에 쓰나미가 덮쳤을 때 함께 위험을 극복하고 사랑을 꽃 피운다. 또 지질학 박사 김휘는 대마도 부근에서 점점 남진하고 있는 지진의 동향을 파악하며 한반도에 밀어닥칠 쓰나미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 반면 그의 전처 유진은 “해운대 문화 엑스포”를 주관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대마도 근해에서 빈도가 잦게 지진이 발생하고 강도(强度)가 점차 세진다. 하늘엔 새떼가 몰려 어디론가 사라져가는 등 점차 쓰나미의 징후가 나타난다. 김박사는 재난청장에게 쓰나미 경보를 발령해 주도록 협조요청 하지만 상부에서 지시가 없다며 묵살한다. 유진은 자신이 주관하고 있는 “해운대 문화 엑스포”가 쓰나미 경보로 무산될까 전전긍긍한다. 일본에선 이미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상황, 그리고 얼마뒤 상부로 부터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라는 지시를 받지만 이미 높은 파도가 해운대를 향해 밀려오고 있다. 순식간에 건물과 수많은 인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쓰나미의 위력 앞에 손쓸 겨를이 없다.

영화같은 사실이 최근 일본 동북부 후쿠시마현에서 발생했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이 겪고 있는 엄청난 재난에 슬픔을 가눌 길이 없다. 순식간에 밀어 닥친 쓰나미로 수만명이 죽거나 실종되고, 도시가 한순간에 불바다로 변했다. 또 해안가에 위치한 원자로가 폭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두렵다. 원자로에서 핵반응이 일어나면 엄청난 양의 방사능이 누출되고 피폭될 경우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처럼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병으로 평생 고통을 받게 된다. 2차대전 때 원폭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일본인에겐 그 공포감이 오죽할까? 일본 국민성은 이제까지 매사에 철두철미 하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작은 일에도 꼼꼼하고 준법정신 또한 철저하다. 이번 쓰나미를 겪으면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경외감 마져 느낀다. 그러나 원전사고를 통해 우린 아무리 철저히 대비해 왔던 일본도 빈틈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웃집일 이라고 손 놓고 쳐다보고만 있기엔 뭔가 켕긴다. 사후 약방문 되기 전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할 때다. 우리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