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세어라 금순아 !" 는 6.25 전쟁 때 피난민들의 애환을 담은 노래로 그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에게는 삶이 고스라니 녹아 든 " 추억의 노래"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민중은 모든 것을 수탈당해 벌거숭이가 된 상태로 해방을 맞았으나 38선을 기점으로 남과북에 각각 미군과 소련군이 점령하면서 이념을 달리하는 1국가2체제의 정부가 수립되고 한반도는 분단되는 운명을 맞았다. 그리고 5년 뒤 북한은 무력통일을 목표로 일요일 새벽 6.25 남침을 감행했다. 북한군은 일주일만에 수도를 함락하고 남으로 남으로 밀고 내려와 낙동강에 방어선을 친 우리군과 대치했다. 이무렵 미군의 인천 상륙작전이 성공하면서 수세에 몰리던 우리군은 북진에 북진을 거듭 북한군의 항복을 받아낼 무렵 중공군이 개입하면서 또 전세는 역전되었다. 1.4후퇴다. 이무렵 북한정권의 학정(虐政)에 고향을 버리고 남한행을 선택한 실향민의 처절한 삶을 그린 영화가 국제시장이다.
중공군의 개입으로 미군은 흥남기지를 철수하는데 피난민들이 흥남부두로 몰려들어 남한 땅에 가려한다. 이 때 한국군 통역장교가 미군의 제독을 설득해 무기를 버리고 피난민을 태워 흥남을 출발하는데 주인공 덕수는 여동생을 데리고 배에 승선하다 한 순간에 잃게 되고 아버지는 여동생을 찾으러 다시 부두가로 가면서 배가 출항하는 바람에 이산가족이 된다. 아버지는 어린 덕수에게 헤어지기 전, 만약 아버지와 헤어지면 네가 우리집 가장이니 가족을 챙겨야 한다는 말과 더불어 부산 국제시장에서 미제 물건을 파는 고모를 찾아가라 한다.
덕수는 피난 중 개교한 천막 초등학교에서 단짝 달구를 만난다. 미군에게 구걸해 얻은 초코렛을 동네 건달에게 빼앗기지 않으려 뭇매를 맛고 그것을 동생들에게 먹이는 장면은 애처롭기도 하지만 덕수의 동생을 위한 따듯한 마음씨에 감동하게 된다. 덕수는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부산 국제시장에서 생선을 담는 상자를 만들어 팔지만 그것을 판 돈으로는 동생의 학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달수와 파독 광부를 지원한다. 탄광에서 메탄가스 폭발로 위기를 맞고 달구가 돌무더기에 깔려 탈출할 수 없게 되자 그를 도우려다 탄광에 갖히고, 동료들의 도움으로 탄광에서 구출되어 위기를 넘긴 덕수는 파독 간호사 영자와 숙소 근처 공원에서 처음 만난 이후 탄광사고로 병원에서 재회하면서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덕수는 파독 광부의 생활을 끝내고 가족이 살고있는 부산 국제시장으로 돌아온다. 그동안 모은 돈으로 집도 장만하고 동생들은 대학을 다니는 등 비교적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된다. 고모는 덕수에게 "꽃분이네"를 맏기고 돌아가신다. 고모가 돌아가시자 알코올 중독자가 된 고모부는 가게를 팔려하고 덕수는 그 가게를 인수한다. 가게를 사면서 몫돈을 쓴 덕수는 달구를 꾀어 월남전에 상사원으로 간다. 월남전이 막바지에 달할무렵 참전한 덕수와 달구는 월맹군에 쫒겨 주둔지를 철수할 때 베트남 주민들이 함께 떠나겠다고 매달리자 덕수는 흥남철수를 연상하며 동병상련(同病相憐)을 느끼고 그들을 배에 태우던중 다리에 총상을 입는다.
월남전을 다녀온 덕수는 항시 북에 두고 온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또 아버지가 국제시장 "꽃분이네"를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잊지않고 아버지를 기다리며 산다.
방송에서 이산가족을 찾아주는 행사를 할 때 피난중 잃었던 막순이를 만났다. 동생은 오빠와 헤어진 후 미군병사 손에 이끌려 흥남을 나왔고 이후 미국에 입양을 시켜줘 로스엔젤레스에서 성장 했다고 했다.
덕수는 이제껏 가족을 위해 희생해온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고통 스러운 삶을 자신이 겪어서 다행이라 여긴다. 그리고 아버지와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는 것에 스스로 만족스러워 한다.
자식들은 어미 살을 파먹고 자라는 살모사 같이 자기들만 생각하고 아버지의 삶은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리타분 하다며 아버지를 도외시 한다. 덕수의 꿈은 선장이 되는 것이었다. 가족의 생계와 동생들 뒷바라지를 위해 공부를 포기했고 자식들을 위해 한 평생을 희생하며 사느라 자신의 삶은 없었다. 그는 오롯이 타인을 위한 희생적인 삶을 살았다. 그런 삶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에서 측은한 마음과 함께 따듯한 인간미를 느끼게 된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먹을게 없어 굶기 다반사였고 쌀을 불려서 죽을 써 먹는 일이 너나없이 흔한 일상 모습이었다. 내가 자랄 때도 쌀밥은 제사 때나 겨우 맛볼 수 있는 별미였으니 말해 무엇하랴 !
우리가 누리는 행복은 불과 6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꿈같은 일이다. 만약 이땅에 전쟁이 재발한다면 우린 또다시 헐벗고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거리를 떠도는 거렁뱅이로 전락하고 말게된다. 우리는 지금 전쟁을 끝낸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추고 있는 상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남과북 어느쪽이든 전쟁의 불씨를 당기면 이 땅은 또 다시 불바다로 변하게 된다.
최근 북한을 옹호하거나 북한을 호도하려는 세력들이 시국을 어지럽히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국가보안법이 완화되면서 또 북의 밀명으로 정치에 뛰어든 친북세력들에 의해 국가운명이 풍전등화에 놓이게 되었다. 자칫 잘못하면 나라를 통째로 잃을지 모를 일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왜곡하는 세력에 대하여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 국가 공안을 담당하는 국정원이 물러진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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