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해는 역사에 두고두고 회자 될 굵직한 사건들로 가득하다. 그 중에 손을 꼽자면 촛불집회, 싸드(THAAD)보복, 북의 핵(ICBM)완성 선언, 제천화재 참사, 세월호 인양, 이대 입학 부정사건, 다스 비자금 및 실소유자 문제, 위안부 보상 밀실 협상, 4대강의 녹조화, 판문점을 통한 북한 병사의 탈북을 들 수 있다.
촛불혁명은 동학혁명 이후 가장 커다란 민중집회였고 가장 평화롭게 변화를 이끌어낸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준 시민혁명이다. 2012년 한일월드컵이 열리던 해에 붉은 색 티를 입고 광화문 광장에서 펼쳤던 "오! 필승 코리아"의 함성을 기억하고 있다. 유럽의 축구 광팬 홀리건들이 거리의 폭도로 변하는 것과는 비교되지 않는 질서와 대규모 응집력은 세계인의 부러움을 샀었다.
2017년, 이게 나라냐 !라며 광화문에 모여들기 시작한 시민들은 촛불을 들었고 추운 날씨에 아랑 곳 하지 않고 질서 정연하게 아들 딸들의 손을 잡고 거리로 몰려들었다. 광주, 대구, 부산, 제주 등 먼 거리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하거나, 비행기를 타고 시위에 참석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평일 포함 130회 이상 열린 집회에서 연 인원 천 만명이 넘게 시위를 벌이면서도 평화를 유지했고 시위현장에 버려진 쓰레기마저 스스로 치우는 엄격한 질서와 절제력을 보이기도 했다.
촛불혁명은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현직 대통령을 탄핵,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후, 새로운 대통령을 뽑았다. 그리고 적폐 청산(積弊 淸算)을 통해 새로운 국가를 지향하며 부패(腐敗)를 척결(剔抉)하는 과정에 있다. 또한 세계 여론이 절제된 집단 행동에 관심을 보였다. 독일 에버트 재단은 "촛불혁명"에 경의를 표하며 인권상을 수여했다. 서울시는 촛불집회를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 등재와 노벨 평화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촛불혁명은 로마의 성산(聖山)점거, 프랑스의 시민혁명보다 질서 있게 전개 된 완성도 높은 시민혁명이다. 특히 자녀들의 손을 잡고 시위에 참가한 젊은 엄마, 아빠들은 한결같이 자녀에게 미래가 있는 희망의 나라를 선물하기 위해라고 했다.
이대 입학 부정사건은 최 순실 비선실세란 단어와 함께 국정 농단, 기업의 댓가성 뇌물 수수, 문고리 3인방, 블랙및 화이트 리스트, 관제시위, 국정원 선거 개입, 국정원 특활비 유용, 대통령의 불법 시술, 대포폰 사용, 미르 및 케 - 스포츠 재단 등이 수면위로 드러나게 되면서 전 정권의 무능과 타락이 만 천하에 드러났다. 비정상적인 국가운영으로 엉망이 되버린 국가체계는 보수정권의 몰락과 함께 "적폐 청산" 대상이 되었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은 구속 상태로 재판 중에 있지만 수 많은 증언과 관련 자료들이 그의 범법 사실을 확증하고 있지만 모든 사실에 대하여 모르쇠로 일관하고 부정한 돈을 받을 이유도 없고 받지도 않았다는 말만 되풀이 한 채, 정치적 탄압을 받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재판을 거부하고 만화책을 탐독하고 있는 그녀의 속내는 형량(刑量)은 단지 숫자에 불과할 뿐, 얼마 뒤 사면하게 될 것이란 셈이 깔려있는 듯 하다. 법치국가에 최고 수반자였던 분이 법을 부정하는 모양(貌樣)새는 옳지 않다. 법이 관용을 베프는 것도 양심수에게나 가능한 일 아닌가?
성주 골프장에 싸드를 배치한 후 중국으로 부터 싸드 보복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명동거리를 누비고 다니던 요커들이 자리를 감추고 면세점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국내 경기는 눈에 띄게 안 좋아졌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 중 롯데는 싸드의 후폭풍을 맞았다. 찌질한 중국정부에 몰매를 맞은 롯데는 국내에서도 편법거래, 유산싸움, 면세점 청탁 등으로 곤욕을 격던 중이라 충격은 더했을 것으로 본다. 싸드문제는 미중 간 싸움에 화풀이 대상으로 만만한 우리를 선택한 대국 답지 못한 태도가 더 짜증난다. 얼마 전 문대통령 방중 기자 폭행사건도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에 대고 발길질을 한 격이다.
북한의 핵 완성 선언은 우리군의 전략적 비대칭에 불랙홀이 생긴 상태로 온 국민을 불안에 빠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을 보고 짖어대는 개처럼 북한의 핵 시설을 당장 파괴할 것처럼 엄포를 놓고, 우리에게는 심각한 전쟁 공포를 심어준 뒤, 무기를 대량으로 판매하는 장사꾼적 기질을 발휘했다. 미국 정세를 들여다 보는 모 작가는 미국의 재정적자를 완하시킬 대안으로 중국과 전쟁을 원한다는 말은 결국 한반도가 전쟁터로 바뀔 위험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게 생겼다.
제천화재 참사와 세월호는 서로 공통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인명 경시와 사고 대응에 있어서 해당기관의 적절치 못한 대응이다. 그리고 배나 화재가 난 건축물이 비정상 상태로 이용됐었다는 점이다. 관리 소홀을 문제삼지 않을 수 없다. 단 전 정부와 다른 점은 국정 수반자가 사고에 대한 반응을 어떻게 보였는가에 대한 차이는 있었다. 그러나 공무원의 무사 안일함은 여전했고 늘어놓는 변명에 가슴을 치는 국민들의 답답증도 여전하다. 그리고 세월호의 배안에서 마지막까지 가족에게 카톡을 주고 받았던 점과 목욕탕에 갖혀 유독가스에 고통스러워하며 살려달라고 마지막까지 가족에게 전화로 울부짖던 소리를 들은 가족모두 죽을 때까지 겪게 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어쩌란 말인가? 귓가에 맴도는 아이들의 울부짖음에 숨을 쉬며 살 수 있겠나?
일본인의 야비함은 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기모노에 게다짝 신고, 튀어나온 앞니와 인중 아래 콧수염을 한 모습을 상상해보라! 비열함이 엿보이지 않나? 박정희 정권은 "한일기본협약" 때 태평양 전쟁에 강제 징용된 사람들의 노임을 개별 보상 대신 국가에서 일괄 보상쪽으로 타결했다. 당시 정부는 "국가재건" 사업을 위해 코 묻은 돈도 아쉬웠을 때다. 그 뒤 박 전 대통령도 위안부 문제를 과거 부친의 사례처럼 국민정서와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후다닥 처리했다. 부전자전(父傳子傳)이다. 졸렬한 협상이라고 비난 당할만 하다.
요즘 다스의 주인 찾아주기가 장안에 화제다. "플렌 다스의 계(契 )"를 통해 150억이 모금됐다. 촛불혁명의 연장선으로 적폐 청산을 염원하는 국민의 결집을 보면서 대단한 국민성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이제 진정한 국가개혁을 이룰 수 있겠다는 희망도 생겨났다. 결과는 지켜봐야 할테지만 전직 대통령이 관여되지 않았기를 바란다.
북한의 경제 사정이 점점 어렵다는 점은 최근 판문점을 통해 탈북한 병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북한은 휴전 이후 꾸준히 전쟁 준비에 몰두하면서 경제 파탄을 불러왔다. 현재 핵 개발 완성을 선언했지만 국제적 고립만 심화 될 뿐이다. 북한 주민의 삶은 더욱 궁핍해지고 있다. 지배층마저 생활고를 겪고 있는 듯 보인다. 미국의 대북정책은 고립을 심화시킬 텐데 북한주민은 어쩌나?
광화문에서 보여준 촛불혁명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한 비폭력 집회였고, 시민 스스로 자원해서 쓰레기를 줍는 질서에서 보여줬 듯, 절제된 이성을 통해 변화를 요구한 시민혁명이다. 시민의식에 버금가는 공무원의 변화된 모습이 촛불혁명의 완생(完生)이 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다. 관료는 예의와 염치를 지녀야 한다. 이 것을 잃게 되면 국민을 능멸하고 부조리를 일삼게 되는 것이다. 새해는 국민이 국가를 신뢰할 수 있는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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