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해암 송구호 2012. 11. 12. 17:45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영화 세 얼간이를 보고)

 

러시아 사람들이 발레에 열광 한다면 인도 사람들은 영화에 죽고 못 산다. 영화 중간엔 춤과 노래가 삽입되는 것이 인도 영화의 특색중 하나다. 영화 내용은 성공, 권선징악 등 긍정적인 내용을 담을 때 흥행을 보장받을 수 있다. 아직도 신분제도가 존재하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사회, 그곳이 인도다. 직장에서도 비록 상사지만 신분이 낮으면 굳은 일을 맡아하는 것을 당연시 여긴다. “세 얼간이”는 인도에서 천재들만 갈 수 있다는 ICE 공과대학을 배경으로 한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코믹영화다. 주인공 란초는 신분이 낮지만 어려서부터 수학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여 주인 대신 대학에 들어왔다. 성적과 취업만을 중시하는 학교 운영 방식에 불만을 갖고 있다. 파르한은 사진을 찍는 것이 좋으면서도 아버지가 태어나면서 정해놓은 꿈 ‘공학자’가 되기 위해 공대에 입학했다. 물론 적성에 맞지 않는 공부를 하다 보니 학교성적은 늘 꼴찌다. 또 라주는 가난한 집, 병든 아버지와 식구들을 책임지기 위해 무조건 대기업에 취직할 목적으로 ICE에 입학했다. 집안을 책임져야 하는 중압감에 짓눌려 남들보다 더 잘해야지 하면서 스스로가 위축되어 그 역시 공부는 밑바닥이다. 바이러스 교수는 7분30초의 오수를 즐긴다. 오수시간에 클래식 음악을 듣고 그의 조수가 하는 면도 서비스를 받는다. 그는 원리원칙을 고수한다. 과제제출이 조금만 늦어도 용납하지 않으며 스파르타식 교육을 통해 인재제일을 추구하고, 교수의 권위를 세우려는 인물이다. 또한 꼴찌를 혐오하며 상류사회를 지향한다. 기존 관습에 도전하는 란초와 무조건 외우고 시키는 대로 하려는 반 친구의 대립에서 졸업 후 10년 뒤 누가 더 성공할 수 있을까 내기를 한다. 물론 주인공 란초가 더 큰 성공을 한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의 교육현실도 인도와 다르지 않다.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열정은 똑같다. 부모가 자녀의 장래 직업을 결정하려는 경향도 비슷하다. 명문대 졸업은 성공의 열쇠란 등호에 공감한다. 그리고 대학문화도 유사한 점이 있다. 일예로 엉덩이를 까 보이는 신입생 신고식은 술 권하는 우리나라 대학문화와 다르지만 신출내기를 길들이려는 본질적인 면은 동일하다. 우리는 ‘사(士, 師)’자 직업을 선호하는 반면 인도는 공학자를 꼽는 점이 다르다. 특히 우리나라는 주입식 교육과 성적 서열화는 사회생활까지 영향을 미친다. 공부를 잘하면 모든 면에서 남들 위에 설 수 있다고 믿는다. 어른이 되서도 서열을 정하기 위한 무한경쟁을 한다. 남들과 비교하느라 나의 본 모습을 찾지 못한다. 자녀의 교육에 열광하는 부모들! 자녀들의 미래를 결정짓는 부모들! 과연 자녀들이 행복해할까? 미래는 서열이 아닌 개개인의 능력을 존중하고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세상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