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역병(疫病)

해암 송구호 2021. 1. 26. 06:18

 14세기 중반(1346년) 흑사병이 처음 시작된 것은 중국의 장강과 화이허강이 기후 변화로 홍수와 가뭄을 겪으며 흉년이 길어지자 백성들의 삶이 궁핍(窮乏)해지고 먹을 게 점차 모자라게 되면서 면역력이 떨어진 가운데 창궐하기 시작했다.

이 질병의 시작점은 중국이지만 세계사를 뒤바꿔 놓을 만큼 끔찍한 일은 유럽 사회에서 일어났다. 페스트병은 쥐에 의해 전파됐는데 무역선이 중국 항구에 정박해서 교역품을 싣고, 내릴 때 배 안에 휩쓸려 들어온 후 해상 실크로드의 종착지였던 이탈리아 항구까지 가게 됐고 바닷가를 중심으로 널리 퍼져나갔는데 전파 속도가 너무 빨랐고 치명률도 90% 이상돼 짧은 시간 안에 사람들이 죽어 나갔는데 역병이 끝난 뒤 유럽 인구는 한 세기 동안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수많은 사람들이 부지불식간(不知不識間)에 고열로 쓰러져 죽고, 심지어 마을 주민 전체가 몰사한 곳도 생겨나자 그동안 자신들이 신의 율법을 어긴 채 방종한 삶을 살아서 신이 불화살을 퍼붓고 있다고 여겼으며 그동안 경건하게 살지 못한 삶을 되돌아보며 신에게 용서를 구하는 한편 그의 곁으로 한 발자국 더 가까이 가려했다. 그들은 왜 병에 걸려 죽는지 모른 채, 죽어갔는데 죽는 사람들의 몸이 검게 변해 흑사병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당시에도 지금처럼 사람 간 거리두기가 행해졌고, 습지대와 해안가는 죽음의 안개가 피어나는 곳이라 여겨 피했다. 또 독기가 서풍을 타고 온다고 믿어 집을 지을 때 북쪽을 향하도록 했고, 창문을 밀랍 천으로 가려 악귀가 들지 못하도록 했다. 특히 오염된 공기를 마시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나 목욕을 통해 모공이 열리면 역병이 몸안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해 금기시했다. 부패한 공기를 정화하기 위해 로즈메리, 월계수, 물푸레나무, 노간주나무, 포도나무를 집안에 심었고 거실엔 식초와 장미수를 뿌려 공기를 정화했다. 그리고 역병 퇴치를 위해 무화과 열매 한, 두 개와 , 개암나무 열매를 먹었다. 

 그 당시엔 성직자가 의사직을 겸했는데 물리적 치료보다 권선징악을 내세운 신앙이나 교리가 더욱 강조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흑사병은 신의 대리자로 여겼던 주교, 수녀, 사제들도 예외 없이 쓰러졌고, 죽었다. 마을마다 예식을 집행할 주교가 없어 종부 성사를 주관할 수 없는 지경에 놓였고, 성직자의 일부는 역병을 피하기 위해 성당을 떠나 멀리 산으로 도망가기도 했다. 종부 성사를 드리지 않으면 영혼이 하늘나라에 갈 수 없다는 교리에 얽매여 살던 사람들이 성직자가 죽거나, 도망가서 의식을 치를 수  없게 되자 병에 걸려도 사후에 천국에 갈 수 없다는 절망감으로 눈도 감지 못한 채 죽어가야만 했다. 죽음을 맞는 것도 고통이지만 내세를 기약할 수 없다는 절망감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유럽 여행 중 신기했던 것 중 하나는 무덤이 교회 안과 주변에 있다는 점이었다. 당대 가장 권위가 높은 자는 성당 내부에 묘를 썼다. 그리고 지위와 능력에 따라 성당 가까이에 무덤을 썼는데 중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교회 가까이 묻혀야 천국에 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자들도 죽음이 코 앞에 와 있기 때문에 언제 자신이 죽을지 모르는 공포감에 망자들과 작별을 고하는 것조차 사치가 됐다. 언제 자신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질지 몰라 전전긍긍했고 비록 살을 비비며 살던 가족일지라도 죽음 앞에선 상복을 입고 작별인사를 나누는 것조차 꺼렸다. 전염에 대한 공포감과 또 망자의 넋이 자신을 데려갈까 무서워 였다. 환자가 죽으면 시체를 집 밖에 내놓았다. 마치 쓰레기를 버릴 때처럼 집집마다 시체를 문밖에 내놓았는데 마을에서 청소를 담당하던 하층민 베키니(becchini)가 임시로 만들어진 공동묘지에 집단 매장했다. 페스트가 쥐에 의해 전파됐다는 사실은 훗날 어둠의 장막이 걷히고 난 후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그 당시 생존자들은 손발을 깨끗하게 씻고 청결을 유지했던 사람들이었다. 요즘도 우리는 손, 발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있다. 공기로 오염되니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해야 한다는 말 역시 14세기 때 주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놀랍다. 코로나 -19가 시작된 곳 역시 중국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은 우한 시장에서 거래되던 박쥐가 매개체 역할을 했고 바이러스가 항공로를 통해 세계로 퍼져갔는데 도시화에 따른 인구 과밀로 전염 속도가 빠르고 잠복기가 14일 이상으로 길어 쉽게 질환자를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젊은 층에선 무증상자까지 있어 감염자 선별이 쉽지 않다. 또 기저질환자나 노약자들은 코로나-19에 걸리면 치명적이라서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일각에선 먹이 사슬의 최 상위 그룹에 속해 있는 인간은 신이 나서지 않으면 개체수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대리자가 나섰다는 이야기를 한다. 인류에게 Virous는 저승사자와 같은 존재인 셈이다.

 도시를 이뤄 밀집된 생활을 하다 보면 자연적으로 공기는 오염되고, 자연의 선 순환고리가 끊겨 자정작용을 상실하게 된다. 자연을 거스른 채 산다는 것은 결국 자연의 순환계에서 벗어난 삶이 되고, 종국엔 역기능에 의해 가장 가혹한 피해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인류의 도시화는 화석연료의 남용으로 공기오염, 수질오염, 토양오염을 가져왔다. 공기오염은 공기 정화 장치로 대체하고, 수질오염은 정수기로 차용한 상태지만 이런 조치는 국부적 대응에 불과하다. 토양 오염은 식물과 인간이 취하고 있는 각종 곡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단기적인 결과로 나타나기보다 장기적으로 인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해양수에 또한 미세한 플라스틱 가루들이 수질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도 인류의 미래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게 될지 종잡을 수 조차 없다. 먹이 사슬의 정점에 인간이 있기 때문에 최후의 심판대에 오르는 것 역시 인간이 될 것이다. 전 세계가 공포의 도가니에 빠져버린 코로나-19는 우리 세대가 이전에 경험한 적 없었던 대 사건이다. 이 것도 인류가 뿌려 놓은 업이고 결국 사필귀정(事必歸正)이 된 것이다.  

 지진, 홍수, 대형산불, 태풍이 국부적인 충격을 줬다면 역병은 인류 전체의 삶에 충격파를 던져주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껏 편의성을 추구하기 위해 도시로 모여든 인류에게 삶의 쉼표를 찍어주고 있다. 동물에서 시작돼 사람과 사람 간 전염되는 virous로 인해 만남을 삼가야 한다. 또 하던 일도 잠시 내려놓지 않으면 안 된다. 먼 거리를 오가며 소통했던 철새(비행기)마저 날개를 접었다. 세계를 이웃처럼 오가며 교역하던 일도 점차 둔화돼 가고 있는 추세다. 모든 것이 멈춰 서는 요즈음 우리에게 닥쳐올 불안한 미래가 두렵기만 하다.

 경제성장도 곤두박질치고 있어 그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직장을 잃고 실의에 빠진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다. 그중 일부는 삶의 끈을 놓아버리기도 한다. 얼마 전 스튜어디스가 자살했고 어머니도 딸의 뒤를 따라갔다고 한다. 기업들도 영업이익이 줄어들자 내일을 예단하기 어렵게 됐다. 사업 확장보다 긴축 운영에 들어갔다. 직장인들은 명퇴의 바람이 또다시 불까 두려워 새해를 맞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다.

 이동이 제한되자 운수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은 실직에 가까운 엄혹기를 보내야 한다. 그동안 모든 여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됐던 승무원들은 몇 개월째 출근을 못한 채 집에 머물고 있다. 세계여행의 창구 역할을 했던 여행사는 지금 동면 중이다. 버스와 전철도 과거와 다르게 이용객들이 줄어들어 적자운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호텔, 모텔, 여관, 펜션 등 숙박업도 이미 존폐 위기에 놓인 상태다. 지역 축체를 통해 생산물을 홍보하고 판매하던 것이 취소되면서 농가의 시름이 더해가고 있다. 축제 때마다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불렀던 연예인들도 마이크를 놓고 시름에 젖어 살긴 매 한 가지다. 대학로 소극장, 영화관, 오페라 하우스의 뮤지컬도 빨간 신호등에 발이 묶이고 말았다.

 요즘 TV 채널을 돌리면 방송사마다 트롯 경연이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참가자들은 지방 행사로 돈벌이를 해도 시원찮은데 모든 행사가 멈춰 선 마당에 자신의 존재마저 대중들로부터 잊힐까 두려워 너나 할 것 없이 무대에 선다는 말을 한다. 마스터라며 무대 앞에서 심사를 하는 연예인들은 방송 출연에 광고 모델로 활동하며 넉넉한 삶을 향유하지만, 지방 행사로 근근이 먹고살았던 생계형 가수들에겐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무대를 잃고 혹한기를 보내던 중 그나마 한줄기 빛으로 여겨질 터다. 

 코로나-19로 3밀(밀접촉, 밀집, 밀폐) 제한에 묶여 생업을 포기해야 하는 직종도 점차 늘고 있다. 나이트클럽, 룸살롱, 오락실, PC방, 커피숍, 노래방에 최근 홀덤 팝(술 마시며 카드 게임하는 곳)까지 영업이 일시적으로 중단돼 있다. 커피숍은 그나마 포장은 가능하다고 한다. 학생들은 인터넷 수업으로 전환됐고, 회사원들도 재택근무를 하면서 중심 상권도 맥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명동은 코로나-19로 중국인과 일본인들의 발길이 끊긴 후 썰렁한 분위가 역력하다. 일부 상가 주인은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는데도 현상유지 조차 불가능한 임차인들은 업을 접고 있다.

 신촌, 경리단길, 이태원, 익선동, 인사동 거리도 사람들의 발길이 점점 줄어들어 빈 점포가 눈에 띄게 늘어가고 있다. 요즘 2.5단계로 서울, 경기 지역은 밤 9시면 음식점과 술집들이 영업을 접어야 하다 보니 매출은 점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술을 먹는 손님들이 술집에서 먹는 것 대신 밤새 술을 마실 수 있는 파티 룸을 선호하게 되면서 일종의 풍선효과로 매출을 잘라먹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말에 지방의 펜션과 호텔이 예약이 이미 꽉 찬 것도 이러한 현상과 무관치 않은 것 같다. 

 K-방역을 홍보하는 비용으로 1,200억을 썼다는 기사를 본 순간 언뜻 "빛 좋은 개살구"란 문구가 떠오른다. 코로나-19를 선제적으로 대응, 성공한 것 처럼 환상에 빠져들게 했던 정부의 성과 중심의 홍보정책에 우린 맥없이 일격을 당한 꼴이다. 이웃나라 대만은 정부에서 엄격한 방역으로 국내에 코로나-19 환자가 아직까지 "ZERO"란 말에 부러움도 잠깐, 정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에 의구심을 갖게 된다. 이번 정부는 국민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함에도 모든 것을 정치적 성과로 삼으려는 무모함이 "빛 좋은 개살구"를 만들고 말았다.

 국내 언론은 일본의 방역 실태를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마치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우월한 것처럼 보도한다. 감염자가 증가하는 중에 여행을 장려하는 모습에선 일본 정부의 무사안일한 태도를 걱정까지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그들은 내각 합의를 통해 전 국민에게 무료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라고 한다. 물론 백신 구매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미국, 캐나다에 이어 일본이 백신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백신 접종이 빠를수록 좋은 이유는 집단면역을 형성면 거리두기처럼 바이러스 전파를 억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공작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기 위해 꼬리털을 펼치며 자랑하느라 위험을 간파하지 못하다 일격을 맞는다. 허영과 교만으로 여우의 사냥감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우린 K-방역에 도취되어 역병의 조기 치료 시기를 놓친 게 아닌지 모르겠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은 집단면역을 통해 코로나-19를 종식하려는데 부작용을 우려해 백신 구매를 뒤로 늦췄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선제적 대응으로 구매는 신속하게 하고 접종 시기를 조정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안전성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대만처럼 방역이 완벽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요즘 서울, 경기에 코로나-19 환자 증가세로 볼 때 의료 붕괴가 눈앞에 펼쳐질지도 모를 상황이다. 며칠 전에 집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병상이 없어 대기 중 사망했다고 한다. 죽음에 대한 공포가 현실이 되고 있다. 패닉 상태에 빠지는 것은 일 순간이다.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칠 월 달에 하늘나라로 간 친구 딸이 오늘 지방에서 결혼을 한다. 친목회원의 딸이라서 꼭 가봐야 하는 데 가는 걸 포기했다. 이제까지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애경사에 참여해왔고, 우리들에겐 그게 불문율로 지켜져 왔었다. 그런데 하루 천명이 넘개 발생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 민폐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차마 예식장에 갈 수 없었다. 기차도 50%의 승객만 태운다고 하는데 얼마 전 승무원이 확진된 사례도 있어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음으로 나마 축하 인사를 대신해야 했다. 

 아이는 자랄 때 성장통을 겪는다. 지금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Pandemic) 현상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류를 대신해서 노동하게 될 미래 세계로 이행돼 가는 과정의 진통일지도 모른다. 영국의 경제학자 가이 스탠딩은 미래의 노동자 계급을 프레 카리아 트라고 해서 단순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적으로 최근 노동 생산성 그래프에서 노동 인력은 줄어드는데 반해 생산성은 증가하는 기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 공장이 현실화되면서 노동력은 줄어들고 자동화 공장이 가동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the jews of the snake라고 불린다. 생산성은 증가하고 고용은 점차 감소하는 데 그래프의 모양이 마치 뱀의 입과 같이 생겼다는 데서 온 말이다.

 가까운 미래 노동 형태는 다양하게 변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단순 업무는 AI에게 넘겨주고, 강도가 센 노동도 로봇으로 교체될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 사람들이 실직자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노동시장은 전문직 종사자와 단순직에 종사하는 두 그룹으로 나뉘게 되는데 그것이 마치 알파벳 U와 닮아 U- Shaped type이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자율주행차가 운행되면 플랫폼 변화를 통한 운송 수단의 혁명도 점쳐진다. 이전 소유의 개념이던 자가용이 공유의 개념으로 바뀌게 되어 도로에 자동차의 숫자는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자동차가 효율적으로 이용되는 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대신 자동차에 탑승하면 원하는 장소로 태워주는 서비스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드론의 발전은 물류의 이동을 보다 빠르게 변화시킬 것이다. 자동차 비행기가 개발되면 4바퀴로 공중에서 날아다니는 비행기도 목격하게 될 것이다. 간병인도 로봇이 대신하면 효율적일 수 있다. 늘 상냥한 목소리로 응대하기 때문에 편안하고 간병인에게 욕을 듣거나 꼬집힐 일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까지 고려장으로 인식되는 요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의료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원격으로 자신의 건강을 체크받고 보살펴주는 인공지능 닥터가 꼼꼼하게 보살피기 때문이다. 식물 재배도 플랜트 공장에서 각종 영양제가 포함된 신선한 재료를 공급하기 때문에 인류의 신체는 질병으로부터 해방돼 장수하게 된다. 문제는 화석연료 남용으로 파괴된 지구 환경을 복원하는 난제에 놓여 골머리를 앓게 될 것이다.

 2020년은 인류가 코로나-19라는 역병과 맞서 싸운 해로 기억 될 것이다. 최근 미국의 제약회사 화이자, 모더나가 백신 개발을 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언제 백신을 들여와 접종이 시작될지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요즘 서울, 경기 지역에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 조차 코로나-19의 지역 확산을 막지 못해 커다란 희생을 치르고 있다. 교회, 요양원, 동부 구치소 등 밀집 장소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최소한 1년을 더 코로나-19와 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게 빨라도 내년 가을이 돼야 할 테니 말이다. 그 사이 지역경제가 붕괴될 까 걱정된다. 대만처럼 방역에 성공한 나라는 경제 추락을 염려 안 해도 될 게 아닌가? 보궐 선거를 앞두고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피해자들은 "언발에 오줌눟기"라며 크게 반기지 않고 있다. 차라리 영업시간을 한, 두 시간 늘려주는 게 보탬이 된다는 말이다. 요즘 여당에선 고통분담을 운운하며 임대인의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뺏다를 반복하고 있다. 그들도 역시 임대료를 받아 세금 내고, 남는 돈으로 근근이 먹고사는데 말이다. 마치 부정하게 이득을 취하려는 악덕 고리업자 취급하려는 모습이 씁쓸하다. 정치를 쇼처럼 하면 위험하다. 민심 이반은 순간에 일어난다. 망난이처럼 손에 쥔 칼을 휘두르다 보면 쥐도 새도 모르게 자신의 목이 달아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