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날 내버려 두오
그냥 날 내버려 두오(지구상상전을 보고)
참으로 오랜만에 예술의 전당을 갔다. 좀 특이한 사진전을 보기 위해서다.<지구 상상전>은 인류에 의해 파괴된 지구의 모습과 앞으로 가까운 미래에 닥쳐올 지구환경을 상상적으로 그리고 있다. 또 미래 인류 과학기술의 끝이 어딜까 상상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인간에 의해 훼손된 지구환경 변화와 복원을 갈망하는 사진작가들의 염원을 담고 있다.
닉 브랜트는 아프리카 동물을 통해 생존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앵글 속에 생생히 담고 있다. 또 아르노 라파엘 밍킨네는 작가의 신체 일부를 자연과 대비시킴으로서 자연과 공존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지아코모 코스타는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지구를 상상한 작품을 통해 자연 파괴의 심각성을 고발하고 있다. 반면 존 고토는 기후변화는 국경도 없고 미래도 없다는 주제로 홍수에 의해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추방되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데이비드 마이셀은 미국의 오언호수가 카드뮴에 오염되어 붉은색을 띠고 흐르는 것이 마치 혈관속의 피가 밖으로 흐르는 것처럼 나타내 자연환경의 파괴와 심각성을 고발하고 있다. 메리 메팅리는 옷 한 벌로 모든 생활기능이 가능하다는 전제로 고독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실패한 과학 지상주의와 소비중심을 비판하고 있다.
환경파괴와 오염은 사회발전과 비례하여 증가된 인류 역사의 부산물이다. 우린 어릴 적 장마하면 가느다란 빗줄기가 며칠씩 끊이지 않고 내렸던 것을 기억한다. 긴 장마에도 비 피해를 당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 내리는 비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굵은 빗줄기가 국지적으로 퍼부어대고 단시간에 큰 피해를 준다. 화석연료를 남용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 지구 온난화로 수온과 대기층 온도가 점차 상승하면서 기후 변화는 재앙 수준으로 돌변하고 있다. 호주에 내린 폭우, 유럽에 내린 폭설, 그리고 미국에서 발생한 토네이도가 최근 지구에서 발생한 자연재앙의 생생한 모습이다.
얼마 전 경북 칠곡 미군기지에 매몰한 고엽제 및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물질 누출 사고는 1차적으로 땅, 물, 공기가 오염되고, 2차적으로 자연 생물이 그 피해를 입게 된다. 그리고 최종적인 피해자는 인간이다. 노자는 무위(无爲)를 주장했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는 덕(德)을 갖추라는 이야기다. 억지로 순리를 거스르면 종국에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경고다. 최근 지구가 자정능력을 상실하면서 기후이상 변화를 자주 겪고 있다 또 토양오염, 수질오염은 심각한 단계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환경변화가 우리의 숨통을 죄고 있는 것이다. <지구 상상전>은 미래 닥쳐올 지구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구환경 변화는 종국에 우리의 삶을 위협할 칼이 될 수 있기에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