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기

베트남 여행기 3

해암 송구호 2019. 6. 19. 13:41



선상 시푸드는 선택관광에 포함된 상품으로  30달러다. 가이드가 말로 시푸드를 선택하지 않으면 1식 3찬이 제공되는데 우리나라에서 밥에 고추장과 간장이 나오는 정도라고 한다. 점심에 3만 육천 원짜리 음식이 한상 차려졌다.


 새우, 생물 오징어, 굴, 딱새우, 옥돔, 두부, 모닝글로리, 우럭이 점심상에 올랐다. 바닷가재라고 하는 딱새우는 싱싱하지 않다고 해서 먹지 않았고, 우럭은 젓가락이 닫지 않아 못 먹었고, 옥돔은 마치 민물고기처럼 흐물거리고 맛이 없어 안 먹었다. 매운탕 국물도 달고, 순대처럼 당면과 야채를 넣고 말아 튀긴 음식과 두부도 그 돈 주고 먹을 만한 음식은 아니다. 결국 하롱베이 경치를 반찬 삼아 점심을 먹어야 했다. 선상 시푸드는 가이드가 우리들에게 바가지를 씌운 것 같다. 

 티톱 섬은 과거 냉전시대 우주 개발로 양 진영이 기술 경쟁을 벌일 때다.  구)소련의 유인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날아갔던 유리 가가린과 티톱이 있었다. 유리 가가린은 1961년 4월12일 우주선 보스코크 1호를 타고 108분 동안 지구를 1바퀴 돈후 돌아왔고, 그 다음해에 티톱도 우주에 다녀왔다. 그는 베트남에 와 호찌민에게 하롱베이 섬 중 하나를 자신에게 달라고 했는데 호찌민은 하롱베이 섬은 국민의 것이니 줄 수 없고 대신 당신의 이름을 따서 섬에 이름을 지어주겠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안타깝게 두 사람 다 비행기 사고로 순직했다고 한다.

  석회암층은 단단하지 않기 때문에 풍우에 쉽게 변형이 생긴다. 또 오랜 세월 동안 석회 물이 퇴적 과정을 거치면서 고드름처럼 뾰쪽한 모양을 한 종유석과 석순이 생기게 된다. 땅에서 자라는 것을 석순이라 하고 천정에 맺힌 것을 종유석이라고 한다. 둘이 맞닿을 경우 석주라고 하는데 이 과정엔 수많은 시간이 흐르고 흘러야 된다고 하니 우리 당대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다.

석회동굴은 여성의 외음부처럼 생겼다.

 

 

 안으로 들어가는 통로는 마치 뱃속을 연상하게 하는데 조금 들어가니 종유석, 석순과 석주가 있고 허리를 펼만한 너른 공간이 나타났다. 가이드는 석순과 종유석을 손으로 만져볼 수 있다며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이러한 것들이 생성되려면 몇천 년이 필요한데, 감히 우리의 손때가 묻으면 안 될 덴데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종유석이 있는 공간에서 각자 기념사진을 촬영하는데 우리 부부가 두 번째로 찍기 위해 이동 중 내가 허리를 덜 굽히고 들어가는 바람에 정수리 부분을 종유석에 찧고 말았다. 나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옆에서 아내는"괞찮어!"라고 묻는데 "안 괞찮어"라고 대답한 뒤 머리를 만져보니 피가 흐른다. 돌과 견주어도 될만한 머리에서 붉은 피가 흐르니 세게 부딪혔나 보다. 사진을 찍고 내려가는 길에 관리소에서 상처를 소독한 후 배에 올랐다. 다른 곳보다 목이 충격을 받아서인지 아니면 전날 마사지 후유증인지 아프다.


 베트남에서 유명한 수상 인형극은 물속에서 인형들이 움직이고 무대 양옆에 악기를 연주하는 악단과 노래와 인형들의 대화를 대신하는 성우가 앉아서 극을 이끌어 갔다. 대나무 인형이 무대에 나타나고 물 위에서 재주를 부릴 때마다 노래와 악기가 내는 효과음, 그리고 성우가 토해내는 말들이 박진감 있고 물 위에서 재주를 부리는 인형들의 움직임 또한 빈틈이 없다. 무대 위에 전광판에 선 베트남어와 한글 자막이 동시에 뜨는데 한글을 누가 번역했는지 어휘가 전혀 맞지 않아 안 보는 편이 더 나았다.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없었지만 북베트남에서 시작되었고 홍하가 범람할 때가 많은데 어려운 고비를 넘긴 농부가 수확을 마치고 물이 가득 찬 논에 무대를 차려놓고 즐기던 놀이로 모내기 이야기, 작물 수확 축제, 개구리 잡기, 여우 잡기, 낚시, 보트 경기, 종교 행사, 물 위에서 수영하며 노는 아이 등 농사나 전통 놀이와 같은 과거 베트남 백성들의 일상적인 모습들을 보여준다. 베트남 전통 민속공연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아침에 오던 비도 뚝 그쳤다. 가이드는 베트남 날씨가 얼마나 뜨거운지 모른다며 차라리 비가 오는 것이 더 낳다고 말하는데 우리 일행 중에 전생에 공덕을 쌓은 분이 있나 보다고 말하는데 내가 왜 찔리는 건지. 내가 그동안 수차례 불가역적 현상에서 무사했고 그런 일이 생길 때마다 혹시 하늘에 계신 부모님이 나를 돌봐주고 계시나?라는 실없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