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돈 놓고 돈 먹는 "가상화폐" 게임

해암 송구호 2018. 1. 13. 11:21

  인류문명의 시발점(始發點)은 자연의 변화를 극복하는 도전이었고 생존을 위한 처절한 응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불의 발견, 도구의 사용으로 인류는 자연을 지배하는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 또한 자연에서 얻어지는 수확물들을 저장하기 위해 염장 기술이 발전했고 수렵, 채취(狩獵 採取)활동이 점차 목축, 어업, 농업 등 생산 가공쪽으로 발전하게 되자 잉여 생산물에 대한 물물교환이 성행(盛行)하기 시작하면서 실물거래 대신 교환가치를 부여한 화폐를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고고학자들은 패총(貝塚)에서 그 단서를 발견했고 인류 최초의 화패가 조개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흉노족은 금을 몹시 좋아했다. 목걸이, 귀걸이, 마구(馬具), 장신구, 칼 등 머리끝에서 발끝까지금으로 꾸미는 것을 좋아했다. 죽은 사람의 신발까지 금으로 만들었으니 금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유목민족이던 흉노(훈족)족은 말을 타는 기술이 뛰어났다. 말 위에서 잠도 자고 말을 타고 화살을 쏘면 백발 백중의 명중율을 보였고 반월도(半月刀)를 휘두르면 적들의 목이 추풍낙엽(秋風落葉)처럼 떨어졌다. 중앙아시아를 누비던 유목민들은 중국을 자극하고 유럽을 침략하면서 역사에 등장하는데 중국은 흉노족의 침략을 막기 위해 만리장성을 쌓았고 유럽사회는 게르만족의 대 이동을 유발시켰으며 세계를 호령하던 팍스 로마나(pax romana)가 깨졌다.

  로마를 겁탈한 흉노족들이 요구한 것은 영토가 아니라 금이었다. 그들은 로마에 정착하지 않았고 금을 챙겨서 자신들이 살던 중앙아시아로 돌아갔다. 로마가 자위적인 군사력을 상실했을 때 용병으로 로마를 위해 싸우고 훗날 로마에 창을 겨루는 사태가 발생하지만 기원전 375년경 로마를 습격했을 때는 금을 받고 순순히 떠났다.

 金과 銀은 고대로부터 화폐로 사용되면서 가치를 인정받았고 현재도 금은 국가 간에 지급보증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종이나 구리로 만든 화폐의 가치는 중앙은행에서 보유하고 있는 금의 양에 의해 그 나라의 재력이 비교되고 국가간 거래 시 환율로 조정(調停) 한다. 

  제 4차혁명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화폐의 거래 수단이 바뀔 수 있다는 가설하에 주목받고 있는 것이 블록체인(block chain)기술 분야다. 핵심은 데이타를 블록으로 묶어 분산 저장하는 것으로 보안성이 뛰어나고 구축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을 지녀 금융, 물류 분야에 핵심 코어로 발전할 잠재력에 대해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이 기술이 완성되어 퍼블릭 체인(public chain)으로 전개되는 시점은 향후 8~9년 뒤에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북유럽 국가 중 스웨덴, 덴마크는 이 기술을 활용 전자화폐로 발전시키려는 연구를 이미 진행하고 있다.

  가상화폐에 대한 논란이 세간에서 연일 들끓고 있다. 노무현 정권 때 바다 이야기처럼 도박성이 커서 규제해야한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있었던 "튤립버블"과 같다. 결국 버블상태에서 뛰어든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을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규제로 인해 4차혁명에 후발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憂慮)를 보이는 시각(視角)도 있다. 

  정선 카지노에 가면 지금도 도박으로 가산(家産)을 탕진(蕩盡)하고 노숙하면서 칲을 구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겐 돌아갈 집은 없어도 딱 한방이면 잃었던 것들을 모두 되 찾을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 있다. " 딱 한방"이 그들의 존재 이유다. 딱 한방..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주식투자로 1년을 기다리며 살고, 복권으로 일 주일을 희망을 갖고 살며 경마로 하루를 버틴다고 농을 한다. 최근 비트코인은 5분마다 웃고 울 수 있으니 강도가 더 세진 셈이다. 대부분 현실의 삶이 궁박하기 때문에 한 순간에 극적인 변화로 인생 역전을 꿈꾸는 사람들이 주인공이란 점이다. 문제는 잘 되는 사람은 모래에서 바늘 찾기보다 힘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헛된 꿈으로 끝이 난다는 점이다. 개미들의 최후는 늘 비참하다. 옥탑방이나 지하층으로 내려가고 이도저도 아니면 서울역 지하도로 쫓겨나게 된다.

  비트코인에 몰려들고 있는 국민을 바라보는 정부도 궁극적으로는 투자자들이 빈지갑 차게 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중국은 비트코인 시장을 정부가 적극 개입하여 폐지한 상태다. 반면 미국은 제도권 내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일본이다. 국가가 선도해 나가고 있다. 일본기업 코닥은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한 순간에 바닥으로 곤두박질 친 경험이 있다.

그래서 더욱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 같다. 플렛폼 코닥원을 통해 가상화폐 코닥코인을 발행했다.

 현재 전세계 가상화폐는 2천 여종에 이를 정도로 숫자를 헤아리기 어렵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누구나 가상화폐 발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을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지만 뱀이 마시면 독이 된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할 것이다. 비트코인은 일부 경제학자의 우려처럼 과열화되다 보면 필요 이상의 가치로 치솟고 버블 상태에서 투자자들이 몰려들면 커다란 손실을 볼 것을 우려한다. 소재(素材)도 없이  가격이 상승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튤립 가격은 튤립을 찾는 사람의 수요 증가에 따라 공급이 모자랄 때 가격이 폭등했지만 누군가 가격 조작을 위해 중간에서 개입했기 때문이었다. 주가조작처럼 비트코인 시장도 누군가 개입해서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는 중이라면 지금이라도 발을 빼는 것이 상책이다. 고래들의 사냥이 어쩌면 이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물고기들은 군락을 이뤄 이동한다. 멸치, 청어 등이 대표적이다. 고래들은 물고기들을 한 곳으로 몰아 밀집도를 높게 한 후에 한 입에 쏙 넣어 먹는다. 카지노, 복권, 경마에 목매는 사람들 중 대박을 터트린 사람은 따지고 보면 흥행을 위해 사용된 미끼다. 파이를 키우기 위한 사전 작업인 셈이다. 비트코인의 거품이 사라지고 난 뒤, 한숨질 사람들은 또 얼마나 되려나? 지금 투자 판 속에 뛰어든 사람들은 나와도 후회 안 나와도 후회다. 나온 사람은 더오를까 보아 투매한 것을 후회하고 못 나온 사람은 언제 떨어질지 몰라 노심초사하며 투기를 후회하는 것이다.

그럴거면 왜 샀어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