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국가의 힘은 어디서부터 오나?

해암 송구호 2017. 2. 28. 08:41

  힘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근육(筋肉)질의 남성이나 싸움에 백전 백승을 하는 전우치,홍길동,로버트 태권 브이,아텀, 울트라맨, 아이언맨 등 영화속 주인공이 떠오른다. 그들의 공통점은 영생한다는 것이다. 적의 어떤 공격에도 살아 남고 적을 모두 섬멸하는 초능력자로 등장한다. 중요한 것은 그들은 항상 정의 편에 서서 악의 무리들과 싸워 이긴다는 점이다. 이런 이야기는 잘못 오해하면 힘이 곧  정의라는 모순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힘 있는 자들의 주장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눈먼 군중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과거에는 정치하는 자들이 대중을 미개한 상태로 만들었다. 우민화 정잭으로 글을 가르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대중을 바보로 만들어야 쉽게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분서갱유, 킬링필드,와 우리나라에서 조선시대 양반 계층만 사용한 한자 사용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었을 때 양반 계층의 반발은 상상 이상으로 거칠고 거셌다. 민중이 자각하는 순간 지배의 힘은 약화되고 민중의 저항은 거세지기 때문이다. 앎과 모름은 지배와 복종이란 틀에 맞춰서 움직이게 된다. 따라서 지배자는 지배의 힘을 강화하기 위해 피지배자들과 격차를 두고 그들만의 용어로 소통하려 한다. 현대는 정보의 제한을 통해 소수자들이 권력과 부를 독점하려 하고 있다. 대의 민주주의는 투명하지 않은 막후 거래들을 거두어 낼  때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 금수저를 물고 나왔든 흑수저를 물었든 출발선은 같아야 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점은 현실 속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바라보며 과거를 기억하고 현실과 비교해 새로운 것들을 찾고 새틀을 짜서 신세계를 꿈꾼다는 점이다. 인류의 진보는 끊임 없이 이어져 왔고 문명의 진보가 이를 뒷바침 하고 있다. 구석기 시대 돌을 생활도구로 사용한 이래로 인류 문명은 미래를 가늠할 수 조차 없는 발전과 진보를 거듭하고 있다. 진보와 발전 속에는 편리함이 모든 재료의 양념처럼 들어있다. 인간의 손,발을 대신하던 것을 뛰어 넘어 두뇌의 판단력까지 대체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문명의 진보가 인간을 점점 쓸모 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린다는 점이다. 귀족이  자신의 편안함을 위해 모든 일을 노예에게 시키게 되자, 귀족은 점점 무능해지고 종국(終局)에는 주객이 전도 된다는 "귀족과 노예의 변증법"이란 비유처럼 편리함이란 마약에 빠져 인간의 잠재력은 점점 상실 되어 가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는 인구 감소율이 현격히 증가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시대를 살고 있는 가임 여성에게 임신은 사치 일지도 모른다. 아니 출산 후 자녀를 양육 하다보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흐름을 쫒아갈 수 없다는 우려와 공포감에 엄두조차 내지 못할 지 모른다. 새도 새끼를 기를 수 없는 환경에서는 알을 낳지 않는다. 먹이 사냥이 쉽고 천적으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질 때 비로서 알을 낳고 품는다. 동물도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는가를 보고 다음 세대를 이을 새끼를 낳을지 말지 결정하는 것이다.
 로마가 위치한 곳은 습지(濕地)였다. 일곱 개의 언덕을 중심으로 해서 도시가 발전하게 되는데 저지대는  늘 땅이 물기로 축축했기 때문에 생활하기에 불편했다. 따라서 부자와 권력이 있는 귀족들은 고지대를 선호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이 남들이 욕심내지 않는 땅에 도시를 세웠기 때문에 주변국의 눈에 띄지 않고 서서히 힘을 키워갈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에겐 국가의 3대 요소 중 하나인 국민이 많지 않았다. 시조 로물루스는 로마 시민의 수를 늘리는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반면 그리스 스파르타는 순수한 혈통주의를 고수했다. 역사는 두 나라의 명암을 똑똑히 기록하고 있다. 스파르타는 강했지만 국민이 점점 줄어든 후 나라까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반면 로마는 국가의 틀을 완성한 후 이행(履行)한  것은 정복한 국가의 시민을 자신들이 거주지로 이주시켜 로마시민으로 삼았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로마에는 혼기를 놓친 숫총각이 많았는데 인근 마을의 사비니족 여인을 약탈해 아내로 맞았다. 또 로마의 여인들은 아이를 낳아야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개인의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있는 권한도 아이를 출산해야 가능했다. 이이를 낳지 못한 여인의 재산은 국고로 환수되었다. 로마의 강성한 힘은 바로 시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믿었기 때문이고 사실 그랬다. 로마시민은 특권을 누리면서도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억제 정책을 보면서 미국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자녀 없는 기혼여성이 100만을 돌파했다고 하며 20년 후 우리인구는 20~30%가 줄어든다고 한다. 정말 끔찍한 자료가 아닐 수 없다. 20년 후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있는가? 설령 존재한다고 해도 국가는 병든 닭처럼 제 기능을 상실한 채 겨우 목숨만 연명할지 모른다. 일할 사람은 없고 노령 인구가 증가 되면서 소비중심 사회로 전환되면 우리나라의 경제는 급속히 추락할 수 있다. 오늘을 살아내기 힘든 젊은 세대에게 우리 기성세대가 너무 많은 못할 짓을 했다. 정의롭지 않은 사회, 위선과 거짓으로 부패한 나라에 아무런 희망을 갖지 못하는 젊은 세대는 똑똑한 놈들은 이미 이민을 떠났고 고통속에도 새롭게 변화를 꿈꾸는 자들은 촛불을 들었다. 하지만 그들 가슴은 아직도 동토다. 이곳에서 자신들의 유전자는 남기지 않겠다는 독기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헬 ~ 조선을 외쳐대는 그들은 지금 국가를 향해 엄청난 시위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아직 기성세대들은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국가의 타락을 목도하면서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오포시대의 백수(白手)들은 자기 한몸 건수하기조차 힘든 것이 현실이다.
  국가의 힘은 바로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다. 세계를 제패했던 로마도시가 제국으로 성장하는 힘은 바로 시민이었다. 제국의 번영은 시민 하나 하나를 돌보고 그들에게 꿈을 갖게 할 때 국가는 번성하는 것이다. 국민의 분노가 두렵지 않은가? 몽둥이를 들고 거리로 뛰쳐나오는 폭력보다 내일을 포기하는 결단을 하는 젊은이들의 분노가 더 무섭고 두렵다.